[NC리뷰] 이보다 더 깔끔한 코미디는 없다…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윤현지 기자 2018-12-05


한지상X서경수X임혜영X김아선의 환상 호흡
▲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연출 김동연) 공연장면 중 다이스퀴스(왼쪽, 한지상 분)가 몬티 나바로(서경수 분)에게 총을 겨루고 있다.     ©이지은 기자
 

[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코미디 뮤지컬이 등장했다.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연출 김동연)이 지난달 9일 개막해 베일을 벗었다. 작품은 국내 초연으로 2014 토니 어워드 10개 부분 노미네이트 등 브로드웨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작품이다. 배우 김동완, 유연석, 서경수, 오만석, 한지상, 이규형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작품은 몬티가 모친상을 치루는 것으로 시작한다. 낮은 신분에 재산도 없는 몬티는 의문의 여인을 통해 자신이 다이스퀴스 가문의 여덟 번째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몬티는 이 사실을 연인 시벨라에게 고백하지만 시벨라는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며 그의 고백을 거절한다. 그가 백작이 되려면 8명의 후계자들을 모두 없애야 한다는 말을 하면서.

 

어머니를 제명하고 외면한 가문에 대한 복수, 사랑하는 연인의 거절을 통해 그는 단 하나의 계획을 세운다. 후계자들을 모두 없애고 자신이 다이스퀴스 후계 1순위로 거듭나는 것. 어머니의 외모와 너무나도 닮은 8명의 다이스퀴스는 외모와는 달리 각자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고 있다. 몬티는 그들의 삶에 맞춰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후계자들을 없앤다.

 

애인과 스케이팅을 하러 가는 애덜버트에게는 얼음을 깨트려 물에 빠지게 하고, 양봉을 하는 헨리에게는 벌침을 100방 맞게 하고, 자선사업을 통해 자신의 명예만 생각하는 히아신스에게는 오지 여행을 보내는 등이 그 방법이다. 주제는 연쇄살인이지만 그의 행적을 따르고 있으면 웃음이 나온다.

 

미국식 코미디를 지향하는 원작은 각색을 통해 한국식 정서를 일부 더했다. ‘뮤배(뮤지컬 배우의 준말)구나?’, ‘자괴감이 든다’, ‘괜찮아요? 많이 아팠죠?’ 등 유행어나 관용어를 통해 한층 더 관객들과 가까워졌다.

 

▲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편'(연출 김동연) 공연장면 중 몬티 나바로(왼쪽, 서경수 분)와 피비 다이스퀴스(김아선 분)가 서로 호감을 느끼고 있다.     ©이지은 기자

 

작품의 부재는 왜 ‘사랑’과 살인편일까? 극중 살인 기록을 적어놓는 몬티가 한 번 더 강조할 만큼 ‘사랑’은 중요했다. 열정의 연인 시벨라와 지혜로운 연인 피비는 몬티에게 없어서 안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원캐스트인 임혜영, 김아선 두 배우는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역할을 완벽히 해낸다. 두 여자 사이에 갈팡질팡하는 몬티의 모습은 현시대 정서와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몬티를 구하려는 두 여인의 기지는 왠지 모르게 응원을 보내고 싶어진다.

 

몬티 역을 맡은 배우는 굳건함으로 중심을 지키고, 다이스퀴스 역을 맡은 배우는 다색 찬란한 캐릭터 변화를 통해 무대를 꾸민다. 특히 다이스퀴스 역을 맡은 한지상은 퀵 체인징을 마치고 나면 어떤 대사를 내뱉곤 했는데 ‘그와 같은 베테랑 배우도 1인 9역은 어렵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가도 끝내는 이 역시 극 중 연출임을 깨달았을 때,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또한, 앙상블을 맡은 여덟 배우도 수십 명의 앙상블에 못지않은 활약으로 무대를 꽉 채운다.

 

인물이 많은 만큼 등장하는 장소도 많은데 무대 전환의 한계점은 LED 무대장치를 통해 극복해냈다. 영상을 통한 장면전환은 관객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도 있는데, 이 작품은 퀄리티를 높여 실제 무대와 영상 무대의 위화감을 없애고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2층에 위치한 오케스트라도 독특한 구성이다. 나름 반전 포인트가 되니 유심히 지켜볼 것. 내년 1월 27일까지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정보]
공연명: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편'
대본: 로버트 L. 프리드먼
우리말 대본: 김수빈
연출: 김동연
음악감독: 양주인
안무감독: 송희진
공연기간: 2018년 11월 9일 ~ 2019년 1월 27일
공연장소: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출연진: 김동완, 유연석, 서경수, 오만석, 한지상, 이규형, 임혜영, 김아선, 김현진, 윤지영, 장예원, 선우, 윤나리, 윤정열, 김승용, 황두현 외
관람료: R석 11만원, S석 8만 8천원, A석 6만 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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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2/0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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