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리뷰] 뮤지컬 '광화문연가' 재연, 작은 변화로 '개연성' 챙겨 서정준 기자 2018-11-07


월하에게 쏠려있던 비중 분산…'주인공'다워진 명우
▲ 뮤지컬 2018 '광화문연가' 포스터     © CJ ENM

[뉴스컬처 서정준 객원기자] 지난해 최고 흥행 뮤지컬로 손꼽힌 '광화문연가'(연출 이지나)가 돌아왔다. 비교적 빠르게 돌아온 이번 재연은 기본적인 내용을 그대로 유지한 채, 여러 가지가 변경되거나 추가됐다. 이러한 변경점을 통해 어떤 작품으로 완성됐는지 알아보자.
 
우선 캐스팅은 초연을 많이 유지하며 새로운 배우를 더했다. 중년 명우 역에 안재욱, 이건명, 강필석, 월하 역에 구원영, 김호영, 이석훈, 젊은 명우 역에 정욱진, 이찬동(브로맨스), 중년 수아 역에 이은율, 임강희, 젊은 수아 역에 린지(임민지), 이봄소리, 시영 역에 정연, 장은아, 중곤 역에 오석원, 그대들 역에 육현욱, 이한밀, 나하나가 출연한다. 31명에 달하던 앙상블 역시 20명으로 변했는데 이는 세종문화회관과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초연과 달리 CJ ENM의 독자 제작으로 만들어지며 서울시뮤지컬단 소속 배우들이 대거 빠졌기 때문이다.
 
이외에는 중곤 역에 시영처럼 한 명으로 변한 것과 육현욱, 이한밀, 나하나가 맡은 '그대들' 역할이 눈에 띈다. 월하의 뒤를 받쳐주며 극의 흐름을 매끄럽게 만들어가는 역할로 '월하 단독 콘서트' 같은 느낌이 있던 초연에 비해 극의 비중을 전체적으로 균형있게 풀어내는데 기여한다.
 
▲ 뮤지컬 2018 '광화문연가' 포스터. 영화계에서 유명한 '프로파간다'의 작품으로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 CJ ENM

다음으로는 '빗속에서', '장군의 동상', '저 햇살 속의 먼 여행' 등이 추가됐다. 이들은 초연에 삽입된 명곡들과 함께 '광화문연가'가 故 이영훈 작곡가의 주크박스 뮤지컬이란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만든다. 다만 초연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각 곡을 완곡하는 일이 없이 이야기의 흐름에 맞춰 군데군데 등장하기 때문에 특별히 '이 넘버가 추가됐어!' 같은 느낌은 아니다.
 
이러한 변화들은 '그대들'과 마찬가지로 극의 매끄러움, 개연성을 강화하는데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광화문연가' 초연은 4주 만에 10만 관객을 동원할 정도로 흥행을 이뤄냈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이야기의 개연성이 부족하고, 차지연과 정성화가 맡은 '월하'의 매력에 기대는 느낌이 강하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요소들과 함께 이야기의 진행에 변화를 준 '광화문연가' 재연은 조금 더 재미있는 '뮤지컬'로 완성됐다.
 
▲ 뮤지컬 '광화문연가' 커튼콜 장면.     © CJ ENM

그렇다고 해서 중년 명우가 죽기 전 1분의 시간을 통해 과거를 기억하고, 추억을 떠올리는 '기억소환, 추억정산'의 코드가 바뀐 것은 아니다. 마치 미스테리한 느낌으로 추억 속 수아를 찾아가는 부분을 빠르게 정리하고, 1막의 분위기를 몽타주적인 연출기법 이상으로 더욱 모호하고 흐릿하게 만들어냄으로써 이 '광화문연가'가 중년 명우의 '생각'과 '기억'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월하'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던 초연과 달리 명우가 주인공이며, 관객들이 감정이입해야할 대상이라는 점이 명확해진 셈이다.
 
다만 1막 후반에 삽입된 80년대 민주화운동의 표현은 전체적인 톤앤매너에서 유난히 삐죽 솟아있다. 앞서 말한대로 이 극이 명우의 기억을 꺼내서 보여주는 거라면, 수아가 아닌 다른 학생들의 운동이 그렇게까지 강렬하게 기억에 남을까. 물론 사람의 생명이 달린 일이니만큼 그만한 충격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극의 전체적인 흐름과 인물의 감정선에서 불필요한 장면으로 보인다. '대형 쇼뮤지컬' 이상의 어떤 '의식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장면이 아닐까 싶은 느낌적인 느낌도 엿보인다.
 
결과적으로 뮤지컬 '광화문연가' 재연은, 기대 이상의 작품으로 돌아왔다. '변화'와 '발전'의 강박에 사로잡혀 대규모 자본이 들어간 초연을 완전히 뒤엎기도 하는 일이 빈번한 요즘, 작품의 전체적인 방향성을 유지하며 발전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이는 좋은 모양새를 갖췄다.
 
 

[공연정보]

공연명: 뮤지컬 ‘광화문 연가’

극작: 고선웅

연출: 이지나

편곡/음악감독: 김성수

공연기간: 2018년 11월 2일 ~ 2019년 1월 20일

공연장소: 디큐브아트센터

출연진: 안재욱, 이건명, 강필석, 구원영, 김호영, 이석훈, 정욱진, 이찬동, 이은율, 임강희, 린지, 이봄소리, 정연, 장은아, 오석원

관람료: VIP석 14만원, R석 12만원, S석 9만원, A석 6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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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1/07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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