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리뷰] 소중했던 순간, 그때의 기억 떠올리게 하네…뮤지컬 '폴' 이지은 기자 2018-10-03


지난해 7월 최종 쇼케이스 발표 마친 창작 뮤지컬
▲ 뮤지컬 ‘폴’(연출 허연정) 공연장면 중 폴, 루시, 니콜라이, 왓슨, 기욤(시계방향으로, 유승현, 박란주, 김대현, 이현진, 오경주 분)이 노래하고 있다.    © 이지은 기자
 
[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나와 함께 해주는 너희가 있기 때문에.”
 
사람의 기억은 무궁무진하다. 지우고 싶지만 잊혀 지지 않는 기억, 꼭 기억하고 싶지만 잊혀 질지도 모르는 기억까지. 잠들어 버렸던 기억이 생각이 났을 때의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 9월 30일 개막한 뮤지컬 ‘폴’(연출 허연정)을 보고 난 후의 느낌이 그렇다.
 
‘폴’은 2016년 아르코-한예종 쇼케이스로 개발, 작년 쇼케이스를 통해 관객들 앞에 선보였다. 이야기는 어린 시절 학대로 인격이 학대 된 폴과 본인의 인격 즉 친구라고 말하는 니콜라이, 루시, 기욤과 갑작스럽게 그들 앞에 나타난 왓슨의 만남으로 그려진다. 폴을 포함한 친구들은 서로 다른 인격을 띄고 있다.
 
18살이 되던 해 엄마를 공격하고 집을 떠난 폴은 정차 없이 걷다 버려진 집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자신의 인격들과 1년 동안 지낸다. 그러다 왓슨의 등장으로 폴과 친구들은 마찰한다. 폴을 위한 일이라고 왓슨을 해치려는 친구들과 꼭 그래야만 하냐고 묻는 폴의 모습은 분명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폴의 기억과 행동으로 전개되는 극은 관객에게 한 편의 동화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했다. 소극장에서 펼쳐지는 작품의 무대 배경은 스크린 영상 화면으로 구현해낸다. 아기자기한 소품도 눈에 띄었다. 특히 쇼파를 활용해 인격을 표현한 방법이 인성적이다. 포춘 쿠키를 깨 주문이라 말하는 대사와 왓슨의 표정 연기 또한 재미다.
 
▲ 뮤지컬 ‘폴’(연출 허연정) 공연장면 중 폴(유승현 분)이 노래하고 있다.     © 이지은 기자
 
주인공 폴의 다양한 인격을 표현하는 건 큰 비중인데, 지난 쇼케이스에 이어 함께한 유승현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마냥 어린아이 같은 모습은 ‘홀연했던 사나이’ 승돌이가. 잊어버렸던 기억을 떠올리며 자신의 존재에 아파하는 모습에서는 ‘광염소나타’의 S(에스) 같기도 하다. 순간을 마치 초 마디처럼 오가는 연기에 지켜보는 관객 분위기는 극에 몰입한 듯 조용했다. 기억을 찾은 폴이 사라지기 전 “수고했어”라고 말하며 친구들과 인사하는 장면은 보는 이의 마음마저 따뜻하게 울렸다. 다만 중간중간마다 배우들이 착용한 마이크가 미스난 점은 아쉬웠다.
 
결정적으로 작품을 풍성하게 채우는 건 전달력 짙은 잔잔한 단어와 넘버였다. “반짝이는 별을 찾아, 우리의 친구를 찾아” “조금 더 단단하게” “우린 괜찮을까” 같은 말들은 마음을 뭉클하게 만든다. 떠나는 인사를 ‘여행’에 비유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 되듯 ‘폴’은 잊었던 순간을 한 판의 퍼즐로 완성해낸 거 같다. 젊은 창작진과 배우들이 뜻을 모아 자체제작으로 올린 만큼 의미도 깊다. 프로덕션의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준비하고 무대화하는 것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단 10회 공연으로 이뤄지는 캐릭터들의 원캐스트도 주목할 만하다. 흔들림 없는 배우들의 연기는 오는 7일까지 서울 대학로 가나의 집 열림홀에서.
 
 
[공연정보]
공연명: 뮤지컬 ‘폴’
작/작사: 송휘성
작곡/음악감독: 박슬기
연출: 허연정
공연기간: 2018년 9월 30일 ~ 10월 7일
공연장소: 대학로 가나의 집 열림홀
출연진: 유승현, 이현진, 김대현, 박란주, 오경주
관람료: 전석 3만 5천원
관람연령: 만 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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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0/0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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