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리뷰] 화려한 이미지 속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뮤지컬 '웃는 남자' 윤현지 기자 2018-08-02


빅토르 위고의 원작, 로버트 요한슨·프랭크 와일드혼 의기투합
▲ 뮤지컬 ‘웃는 남자’(연출 로버트 요한슨) 공연 사진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누구나 이런 상상을 한 번씩 해 본 적 있을 것이다. 만약, 내가 어마어마한 거부(巨富)의 자식이라면? 물건을 사든, 명예를 이루든 자신의 안위부터 생각하지 않을까? 뮤지컬 ‘웃는 남자’(연출 로버트 요한슨)의 주인공은 다르다. 부조리에 맞서 세상을 바꾸는 일부터 꿈꿨다. 태어나자 상처 입고 버림받은 아이는 어째서 다른 사람을 위해 투쟁했을까.
 
17세기 영국에는 귀족들은 무료한 일상을 견디지 못해 해괴한 취미가 생겼다. 범죄조직 ‘콤프라치코스’는 아이를 유괴하고 기형적인 상처를 입혀 귀족들에게 장난감으로 제공했다. 그들에게 입이 찢긴 채로 버려진 ‘그윈플렌’은 눈보라가 몰아친 겨울 숲을 헤맨다. 숲속을 방황하던 그윈플렌은 차갑게 얼어붙은 엄마의 시체 품 안에서 울고 있는 눈먼 갓난아기 ‘데아’를 만나고 약장수 ‘우르수스’에게 함께 거둬진다.
 
항상 웃는 상이 돼버린 기이한 얼굴 덕분에 그윈플렌은 유럽에서 제일 가는 광대가 된다. 일탈과 향락을 좋아하는 ‘조시아나’ 공작부인은 ‘데이빗’을 통해 그윈플렌의 공연을 보게 되고, 그의 매력에 한눈에 매료되고 만다.
 
▲ 뮤지컬 ‘웃는 남자’(연출 로버트 요한슨) 공연 사진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하지만, 이런 일련의 상황들은 그윈플렌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와펜테이커’의 등장으로 성으로 끌려가게 된 그는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며 상황은 180도로 뒤집히며 그윈플렌의 세상이 변하게 된다.
 
언제나 그의 얼굴을 상기시키듯 곡선으로 이루어진 무대가 인상적이다. 특히, 백미로 손꼽히는 국회 장면에서는 의회장을 곡선으로 배치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무대디자이너 오필영은 “‘상처’와 ‘터널’에 착안해 디자인했다”며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가 상처 가득한 터널의 반대 끝에서 서로 연결돼 존재한다고 가정했다”고 밝혔다.
 
무대의 화려함 만큼이나 배우들의 노래 또한 흠잡을 곳 없었다. 가창력으로 내로라하는 배우진으로 이루어진 만큼 넘버 소화력이 대단했다. 그웬플렌 역의 박효신은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이 그를 염두에 두고 작곡했다고 전할 만큼 특유의 음색과 넓은 음역대로 완벽하게 넘버를 소화해냈다. 배우들의 열연도 인상 깊었다. 특히, ‘조시아나 공작부인’ 역의 정선아와 ‘앤 여왕’ 역의 이소유의 열연이 돋보였다. 캐릭터 자체의 특이점을 확실히 파악하고 표현해 낸 점에 박수갈채를 보낸다.
 
▲ 뮤지컬 ‘웃는 남자’(연출 로버트 요한슨) 공연 사진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작품이 가진 시의성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전달되는 메시지는 미약하다. ‘웃는 남자’의 사회적 이슈는 많은 고민을 남길 법도 한데 ‘개혁’에 실패했기 때문일까, 개인으로 돌아간 그웬플렌의 ‘애정’에 초점 맞춰 결말을 맺는다. ‘낙원’이란 개인의 선택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라지만, 이 메시지가 1%에게 전달될지는 알 수 없는 부분이다. 오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연이어 9월 4일부터는 블루스퀘어에서 만날 수 있다.
 

 

[공연정보]

공연명: 뮤지컬 ‘웃는 남자’

원작: 빅토르 위고

작사: 잭 머피

작곡: 프랭크 와일드혼

극작/연출: 로버트 요한슨

음악감독: 김문정

무대 디자인: 오필영

의상 디자인: 그레고리 포플릭

분장 디자인: 김유선

공연기간: 2018년 7월 10일 ~ 8월 26일/ 9월 4일 ~ 10월 28일

공연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출연진: 박효신, 박강현, 수호, 정성화, 양준모, 문종원, 신영숙, 정선아, 민경아, 이수빈, 강태을, 조휘, 이상준, 이소유, 김나윤 외

관람료: 화/수/목요일 R석 14만원, S석 12만원, A석 8만원, B석 6만원

금/토/일/공휴일 R석 15만원, S석 13만원, A석 9만원, B석 7만원
 

<저작권자ⓒ뉴스컬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입력: 2018/08/02 [16:16]
최종편집: ⓒ No.1 문화신문 [뉴스컬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