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은진 배우, "무대는 행복한 놀이터" 허영훈 기자 2018-03-09


뮤지컬 '아이러브유'로 상큼 0순위 대열에 안착하다
 
▲ 뮤지컬 '아이러브유' 여주인공 안은진 배우    ©허영훈 기자
 
뮤지컬 '아이러브유' 여주인공 안은진 배우를 오늘(9일) 오후 대학로에서 만났다. 지난 3일 객석에서 만난 이후 6일 만이다.
 
리허설을 마치고 공연장 건물 1층 커피점에 들어선 안은진 배우는 갈색 스웨터에 밝은 트랜치 코트를 걸친 편안한 옷차림이었지만, 며칠 전 무대 위에서 빛났던 빈틈 없는 느낌은 그대로였다.    
 
'당신이 알아야 할 사랑에 관한 모든 것'을 부제로 삼은 아이러브유는 2004년 국내 초연 이후 누적관객 50만명을 돌파하고, 1,200회 이상 공연한 국내 대표적인 로맨틱 뮤지컬로 남녀간의 만남, 연애, 결혼을 옴니버스 형식의 다양한 에피소드로 그려낸 작품이다.
  
Q. 뉴스컬처 독자들에게 인사부터 해 주시죠.
 
안녕하세요. 저는 2012년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데뷔한 6년차 배우 안은진 입니다. 인터뷰 기회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Q. 아이러브유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알앤디웍스 대표님과 팀장님 추천으로 출연하게 되었어요. 처음 제안을 받고는 그 날 바로 대본과 악보를 들고 학교에 가서 읽어본 다음 모든 넘버를 불러보고 결정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제가 부족한 점이 많아서 이 공연에 피해를 주면 안된다고 생각했거든요. 쭉 읽어보고 노래를 불러봤는데 열심히 연습하면 누구보다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을거란 기분 좋은 자신감이 생겼어요. 평소 가지고 있던 코미디 연기에 대한 욕심과 여러 캐릭터를 맡는 것에 큰 매력도 느꼈어요.
 
Q. 아이러브유에서 맡은 역은?
 
'여자1' 역입니다. 여자1은 총15개의 역할을 맡고 있어요. '썸'을 타는 귀엽고 4차원적인 역에서부터 결혼 직전 이래도 되나 고민하는 역, 아주 수다스러운 엄마 역, 결혼 후 30년이 된 부인 역 등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여러 가지 캐릭터를 맡고 있습니다.
 
Q. 아이러브유에서 맡은 여러 역할 중에서 본인과 가장 비슷하거나 가장 마음에 드는 캐릭터와 그 이유는?
 
개인적으로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캐릭터는 '바보스위치' 장면의 '다희' 역이에요. 연습 때부터 연출님이 그냥 저답게 하면 된다고 하셨거든요. 썸을 탈 때의 모습과 입맞춤 이후 상대를 그리워 하는 모습이 평소의 저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드는 역할은 '문자왔어' 장면의 엄마 역할이에요. 그 순간은 극장 안의 모든 관객들과 정말 신나게 노는 시간이기 때문이죠. 웃음 짓는 관객들의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할 때는 정말 신나고 행복해요.
 
Q. 아이러브유는 이런 작품이다. 한 줄로 표현한다면?
 
세대를 넘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의 이모저모
 
Q. 아이러브유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아마도 겪어왔던, 지금 겪고있는 그리고 앞으로 겪게 될 사랑의 여러 모습에서 삶과 사랑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앞으로를 기대할 수 있게 해 주는 극이 주는 메시지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Q. 아이러브유 작품 전에 출연했던 주요 작품은?
 
연극 '유도소년'과 '꼬리솜 이야기', 뮤지컬 '무한동력''가야십이지곡' 등이 있습니다.
 
Q. 처음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와 이유는?
 
중학생 때,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그 때는 그저 무대 위에서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노래하고 춤추고, 그렇게 무대 위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러다 중학교 3학년 때, 학교에서 단체로 공연을 보러 갔었는데 그 공연을 보고는 '아, 이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당장이라도 무대 위로 올라가고 싶었거든요. 처음에는 노래가 좋아서 뮤지컬을 하고 싶었고 2시간 동안 노래로 무엇인가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입시 때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우면서 내 안의 무엇인가가 조금씩 변화하는걸 느꼈어요. 사실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마음에 상처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연기를 시작하면서 조금씩 내 안의 언어들을 스스로 꺼낼 수 있었고, 그러다 보니 그 동안의 상처들이 추억으로 변하면서 많은 것들을 용서할 수 있게 되고, 아픔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그러면서 조금씩 더 행복해지고 있다는 걸 느꼈죠.
 
Q.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들어가게 된 계기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예비학교' 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저는 고2때 그 프로그램을 이수했는데 2주 동안 정말 재미있는거에요. 인문계 학교를 나온 저에게는 정말 신기한 프로그램이었어요. 뛰어노는걸 좋아하는 저에게 더 다양한 놀이와 극을 경험하게 해주었거든요. '예비학교' 이후 반드시 한예종에 들어가리라는 마음으로 죽기살기로 입시준비를 했고 운이 좋게 합격했어요. 그리고 배우가 되는 과정을 학교에서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거쳤어요.
 
Q. 연기와 연습 외에 나만의 시간에 주로 하는 것은?
 
쉬는 날에는 보통 연기나 안무연습을 하고 스케쥴이 없으면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하곤 합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아해요. 작품에 들어가면 배우로서의 일에만 온전히 집중하게 되는데 배우의 시간과 일상의 시간이 잘 어우러져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쪽이 무너지면 다른 한쪽도 동시에 무너지는 것 같아서요. 언제나 어렵지만 제 숙제는 일상을 잘 살아가기에요.
 
Q. 아이러브유 종연 후 가장 먼저 하고싶은 것은?
 
제가 무려 8년만인 지난 2월 한예종을 졸업하게 되었는데요, 이제 정말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다음 작품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레슨도 꾸준히 받고, 신체훈련도 게을리 하지 않고, 책도 많이 읽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하고싶은 공부도 하고, 여행도 가고, 그렇게 쉬는시간을 알차게 보내려고 합니다.
 
Q. 앞으로 나는 이런 배우가 되고 싶다.
 
무엇인가를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러려면 깨끗한 '창(窓)'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건강한 마음과 건강한 몸을 가진 배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건강한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평소에 자주 제 스스로를 되돌아보곤 합니다. 그리고 어느 역을 맡아도 따뜻함을 전할 수 있는 배우가 된다면 더 없이 행복할 것 같아요.
 
Q. 내게 무대는 '이것'이다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그리고 그 이유는?
 
내게 무대는 '놀이터'다. 함께 극을 만드는 사람들과 열심히 치열하게 준비하고 무대 위에 올라가는 순간 가장 자유롭게 놀 수 있는 놀이터와 같은 공간, 그것이 무대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연습시간을 보내야겠다는 다짐을 늘 합니다.
 
Q. 관객들이 안은진 배우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듣고싶은 이야기는?   
 
"안은진 배우 나온다. 보러가자"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연기를 하면서 행복한 순간이 참 많았고, 앞으로도 행복하고 싶어요.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하게 연기를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행복을 잘 전달해줄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싶어요. 부족한 점이 너무 많지만 그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달려가는거죠. 앞으로도 계속 욕심부리지 않고 가보려고 합니다.
 
이어 기자는 배우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물었다. 안은진 배우는 "너무 어려운 질문이에요. 제가 너무 부족한 점이 많아서요"라고 말하며 답변 대신 웃음을 지었다.
 
뮤지컬 마니아 입장에서 처음 만난 무대 위 안은진 배우는 사실 부족함이나 아쉬움을 쉽게 찾을 수 없는 배우였다. 겸손하려고 노력하는 배우라기 보다는 그냥 겸손한 배우임이 인터뷰 내내 느껴졌다. 다양한 눈빛과 표정, 상큼한 이미지와 뛰어난 외모, 여기에 차분함과 즐거움의 높낮이를 마음대표 표현할 수 있는 배우로서의 역량은 이미 최고 명성의 베테랑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뷰를 시작하면서부터 '행복'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한 안은진 배우는 순수하게 배우가 된 사람이다. 그리고 건강한 배우가 되려고 끊임 없이 고민하는 사람이자 자신의 일을 놀이로 만드는 사람이다.
 
그렇게 과거, 현재, 미래를 솔직한 배우의 이름으로 살아가려는 안은진 배우의 다음 작품을 관객들은 앞으로도 계속 기다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 뮤지컬 아이러브유 커튼콜 장면(왼쪽에서 두 번째가 안은진 배우)    ©허영훈 기자

(뉴스컬처=허영훈 기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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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09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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